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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쁜 사람 아냐"…버려진 냥이에게 수의사가 말했다[최기자의 동행]
"우리 나쁜 사람 아냐"…버려진 냥이에게 수의사가 말했다[최기자의 동행]
  •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승인 2024.02.07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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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고양이병원, 나비야사랑해 보호소 봉사 현장
조이고양이병원은 4일 서울 나비야사랑해 보호소에서 수의료봉사를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으~앙!"

"착하지, 미안해. 우리 나쁜 사람들 아니야."

지난 4일 서울의 한 동물병원. 아기 울음소리와 함께 이를 달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기 울음 같았던 목소리는 어느새 새끼 호랑이가 포효하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로 바뀌었다.

아기로 착각한 듯한 이 소리의 주인공은 사실 고양이였다. 고양이 진료를 위해 모인 사람들은 안산 조이고양이병원x조이강아지병원(대표원장 박지희) 수의사와 수의테크니션들이다. 테크니션은 수의사의 진료를 보조하는 직업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공인한 자격시험을 통과하면 동물보건사로도 불린다.

조이고양이병원은 4일 서울 나비야사랑해 보호소에서 수의료봉사를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이날 이들은 고양이보호소 나비야사랑해 봉사활동을 위해 모였다. 나비야사랑해에서 구조한 고양이들 중 동물병원에 가기 힘든 개체들을 대상으로 진료가 시작됐다.

고양이들을 다루는 의료진의 손길은 마치 아기를 다루듯 조심스러웠고 섬세했다. 수의사와 수의테크니션은 수평적 관계에서 서로를 존중하며 호흡을 맞췄다. 머리카락을 뒤로 단정히 묶거나 핀을 꽂은 의료진은 장갑을 끼거나 수시로 소독하면서 위생에도 철저히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의료진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80여 마리 고양이들의 체온과 몸무게를 확인하고 귀와 구강 검진을 했다. 종합백신 접종과 동물등록, 내외부구충, 혈액형 검사 등도 진행하며 진료부에 기록을 남겼다.

조이고양이병원은 4일 서울 나비야사랑해 보호소에서 수의료봉사를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동물병원그룹 벳아너스 등에 따르면 고양이들은 아프면 감추려는 습성이 있다.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야 하지만 예민한 고양이들이 많아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그러다 보니 질병을 뒤늦게 발견해 치료시기를 놓칠 때가 부지기수다. 이런 고양이들을 위해 의료진이 휴일에 봉사를 나선다는 것은 보호소에 큰 힘이 됐다.

고양이들이 실내에서 생활한다고 해도 내외부구충은 필수다. 모기에 물려 심장사상충에 감염되거나 몸에 벼룩과 진드기가 기생할 수도 있고, 생식을 먹을 경우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수의사들은 조에티스에서 후원한 레볼루션을 고양이들의 목 뒤쪽에 발라줬다.

조이고양이병원 수의사가 4일 서울 나비야사랑해 보호소에서 고양이에게 구충제를 발라주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동물등록도 했다. 동물보호법상 생후 2개월령 이상의 개(강아지)만 등록이 의무다. 고양이는 의무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고양이도 잃어버릴 수 있고 개체수 파악을 위해서라도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에 서울시와 서울시수의사회, 손해보험사회공헌협의회는 지난해부터 고양이도 내장형 동물등록 지원사업에 포함하며 펫보험과 같은 정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비야사랑해도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보호소 고양이들도 동물등록을 하는 등 솔선수범하고 있다.

고양이들은 유연한 신체 특성상 내장형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내장형 동물등록은 동물과 보호자의 정보가 담긴 쌀알 크기의 마이크로칩을 목 뒤에 삽입하면 리더기를 통해 정보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지자체가 국가동물보호시스템에 관련 정보를 입력하면 향후 주소 이동, 동물 폐사 등 정보가 변경됐을 때 반려동물 보호자가 홈페이지 회원 가입 후 직접 정보 수정도 할 수 있다.

이날 수의사들은 고양이들에게 버박코리아에서 기부한 마이크로칩을 삽입하고 관련 정보도 기록했다.

조이고양이병원은 4일 서울 나비야사랑해 보호소에서 동물등록을 진행했다. 수의사가 리더기로 등록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조이고양이병원은 4일 서울 나비야사랑해 보호소에서 동물등록을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이 모든 행동들은 고양이들을 위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를 알 리 없는 고양이들은 특유의 소리를 내며 본능적으로 의료진을 물려고 시도했다.

박지희 조이고양이병원 대표원장은 함께 온 의료진에게 다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물거나 할퀴는 고양이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직원 중 한 명은 고양이에게 물려서 크게 다치는 상황도 벌어졌다. 하지만 고양이를 탓하는 사람은 없었다. 물린 사람은 병원에 가기 전 고통을 참으며 1차 소독을 했다. 동료들은 물린 직원의 등을 두드리며 고통을 분산시켰다. 등을 두드리는 동료들의 손에도 크고 작은 상처가 눈에 띄었다. 동물들에게 물리는 일이 비일비재한 직업이다 보니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프로다웠다.

이번 봉사 현장에서는 혈액 검사를 통해 유의미한 데이터도 얻었다. 혈액형이 B형인 고양이가 있었던 것. 대다수 고양이는 A형이다. 소수이긴 하지만 AB형이 있고 B형은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일부 동물병원을 중심으로 반려묘 헌혈 캠페인을 벌이기도 해서 이 같은 데이터는 또 다른 기록을 남겼다.

유주연 나비야 사랑해 대표는 "오전 일찍부터 나와 소중한 주말 하루를 할애하며 작은 생명을 살리는데 큰 도움을 주신 의료진 분들 모두 감사하다"면서 "앞으로도 고양이들을 꾸준히 관리해 좋은 가정에 입양 보내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해피펫]

조이고양이병원은 4일 서울 나비야사랑해 보호소에서 수의료봉사를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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